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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필리핀 육아] 아이의 영어 실력에 놀라다!
    필리핀에 살고 있어요!/어린이 학교생활 2022. 11. 23. 02:58

    우리집 첫째 어린이는 한국에서 태어났고 두돌이 막 지났을때 필리핀으로 왔다.

    워낙 순둥이였기도 하고 아토피가 있었기에 교육기관에 보낼 생각이 애초에 없었기도 한데 결과적으로는 판데믹때문에 어린이가 만 7살하고 3개월이 지날때까지도 전혀 교육기관에 다녀보지 못한채로 살게 되었다.

     

    필리핀은 코비드19 판데믹 이후 학교의 문을 닫고 어린이들의 외출을 꽤 높은 수준으로 통제했다. 정말 할수있는 외부 활동이 거의 없이 2년을 보냈고, 교육에 큰 뜻이 없는 부모를 만나 스트레스는 없었겠지만 그래도 아쉬움이 없었던건 아니었다.

     

    올해 만 7살이 된 어린이의 한국 친구들은 다 입학을 하고 새학기를 맞이 할때까지도 우리집 어린이들은 집에서 시간을 보냈고, 몇달이 지나서 학교 입학을 위해 인터뷰를 준비 했다. 

     

    딱히 어떤 학습을 한적이 없기 때문에 어린이가 영어를 잘 할수 있을거라고 생각도 못했고, 기대도 하지 않았다.

     

    입학을 위해서 어린이의 담임 선생님을 만났던날 엄마아빠 없이 선생님과 교실에서 만나야 하는데 어린이는 격하게 거부했다. 선생님은 아이가 원하는게 무엇인지 물어보고 기다려주겠다고 했다. 15분 정도를 교실 밖에서 시간을 보내고 어르고 달래고 결국엔 내가 교실에 함께 들어갔다. 선생님은 어린이와 대화할수 있는지 영어를 잘 할수 있는지 물어보셨고 나는 아마 어려울것 같다, 혹시 영어를 못하면 입학이 거절될수 있느냐고 물었다. 선생님은 그런건 아니니 걱정 말라고 하셨다.

     

    교실에 들어선 아이와 나는 선생님을 마주보고 앉아 있었고 선생님은 아이에게 좋아하는 음식이 무엇인지를 물었다. 물론 영어로.

    그리고 어린이가 대답했다.

     

    "돈까츠!"

     

    나는 속으로 놀랐다. 오 이런 말 정도는 알아듣고 대답할수 있었구나! 제법인데! 하고

    어린이가 판데믹동안 마스크를 쓰고 생활한데다가 마땅히 놀 친구도 없었던것을 물론 어른과 영어로 대화를 나눈 경험 자체가 없기 때문에 나로서도 처음 보는 광경이었다. 기껏해야 콘도 가드한테 하이! 정도를 하는줄 알았는데...

     

    아이의 대답을 들은 선생님은 자연스럽게 인터뷰겸 테스트를 진행했다. 

    종이를 펴고 크래용을 주고, 무지개, 지그재그, 물결 등을 그려보라고 말로만 설명 했는데 아이는 나의 도움 없이 그 모든걸 알아듣고 스스로 그려냈다. 무지개를 그릴때는 선생님이 먼저 그림을 그린뒤 따라 그려보라고 했는데 빨간색은 길고, 갈수록 선이 짧아지는 형태의 무지개를 그리는 선생님을 유심히 보더니 아이가 "getting shorter!" 이라고 말했다.

     

    맙소사...

    그리고 아이의 신체 능력과 소통 능력을 확인하기 위한 각종 테스트가 있었는데 이 교실에서 제일 중앙이라고 생각하는 곳에 서봐라 하니 아이가 그말을 듣고 여기저기를 살피더니 책상위에 올라가서 서기도 했다. 조개껍질을 몇개 꺼내서 선생님이 보여준뒤 바닥에 몇개를 내려놓고 손에 몇개를 진뒤 내손에 몇개가 있는지 눈으로만 보고 맞추어보아라 하니 그것도 아무 문제없이 척척 해냈다. 한발들고 깽깽이로 교실을 뛰어보라고 한것도, 선생님이 말하는 신체 부위를 손으로 짚어내는것도 모두 완벽하게 해냈다.

    세상에..

    나는 정말 감탄만 하고 있었던거 같다. 얘가 이게 된다고? 

    우리가 필리핀에 산지가 5년이긴 해도 어린이가 이정도로 영어를 알고 있을거라곤 생각도 못했다. 꽤 많은 단어를 한국어보다 영어로 쓰는걸 익숙하게 여기지만 어린이가 구사하는 문장은 단어만 영어가 섞일뿐 한국어 그 자체인데, 어떻게 이걸 다 알아듣고 행동할수 있다는 것인지? 어린이가 학교에 입학하고 3개월이 지난 지금도 우리는 어린이가 영어를 저렇게 잘하다니 감탄만 한다.

    그렇다고 특별하게 이 어린이에게 언어적 재능이 있는것 같지도 않고...어린이가 영어를 잘하게 된 이유는 전적으로 영어컨텐츠의 도움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판데믹 기간동안 집에서 줄창 본것은 넷플릭스의 키즈 컨텐츠이고, 저걸 알고 보긴 하는건가 했었는데 그렇게 들으며 쌓여온 시간들 덕에 우리집 어린이는 전혀 어려움 없이 학교 생활을 하고 있다. 

    정말 너무 신기하고 아직도 놀랍다. 

     

    필리핀 전통 복장을 입고 등교한날 학교에서 나무타는 어린이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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