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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한국 탈출기] 그 시작은?필리핀에 살고 있어요!/평범한 날 2022. 11. 22. 21:45
오늘 설거지를 하다가 갑자기 내가 살아온 삶을 쭉 돌이켜 보니 나도 참 유별나게 살았구나 싶어서 이 이야길 써볼까 하고 오랜만에 블로그에 로그인을 했다.
어디서부터 시작일까?
한국을 떠날 결심을 했던 결정적인 이유는 미세먼지 스트레스 였다.
그리고 그 이유는 아마 1호 어린이 때문이었겠지. 미세먼지 측정기를 구입한 일에 대한 결과로 오늘의 삶이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2015년 봄에 아이를 낳고 나는 정말 외출하는 것이 무서웠다. 뿌옇고 매캐한 공기속에서 아이를 데리고 외출하는 것이 정말 괴로웠다. 그리고 그해 가을 조금더 나을것 같은 해운대 해변이 보이는 곳으로 이사를 했고, 공기청정기를 만들었고, 미세먼지 측정기를 구매했다. 시시각각 변하는 수치를 확인하며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다시 이사를 하고 우리는 서울에 짧게 살았다. 서울에 사는동안은 겨울이었고 정말 공기 맑은날을 보기가 힘들 정도였다. 남편의 하는 일도 마땅치가 않았고 가진 재산이 바닥나고 있었다.
어떻게 살지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고 그렇다고 뭐 딱히 삶을 바꿀수 있는 방법이 생각난건 아니었다.
우리는 어쩌다 보니 하지 않았던 결혼식을 하기로 계획했고, 대신 축의금을 모두 우리가 받기로 했다. 결혼식을 치르고 목돈이 생겼고 우리는 그 돈으로 호주에 가기로 결정했다.
호주 멜버른에서 한달을 머물고 골드코스트와 브리즈번에서 2주를 지냈다.
그리고 다시 한국에 돌아갈 생각을 하니 정말 너무너무... 괴로워서...
그때 결정을 해버렸다. 마닐라로 가자고.
일단 한국으로 귀국한뒤 부모님께 결정을 알리고 올티가스 샹그릴라 레지던시에 있는 방을 에어비앤비로 예약했다.
아이와 함께 우리는 캐리어 하나 들고, 돈 500만원을 쥐고 그렇게 필리핀으로 왔다.
필리핀이었던 이유는 짧게나마 살아본 경험이 있고, 그 기간동안 내가 필리핀에서 직장 생활을 해본 경험이 있었고, 관광비자라 하더라도 최대 3년간 체류를 할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어쨋든 우리에겐 살집이 없었고, 돈도 없었고, 돈벌곳도 없었다.
하지만 그로부터 5년하고 4개월이 지났고 아직까지 우리는 필리핀에 살고 있다.
그리고 여전히 한국으로 돌아갈 생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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